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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스토리텔링

by 바다기획 2016. 5. 14.
커피마케팅 5c28

민지는 자판기 커피를 두잔 뽑아서 유강희 팀장이 있는 벤치로 갔다. 커피는 믹스였다. 민지는 공손히 두손으로 커피를 유팀장에게 건냈다.

민대리님은 아메리카노가 좋아요 이런 다방커피가 좋아요?

글쎄요 둘다 괞찬은 것 같습니다 딱히 가리지 않아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의외군요.

커피를 싫어한다고 하진 않았는데요. 딱히 좋아하지 않을 뿐입니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유팀장은 재밌다는 표정을 짖고는 대답했다.

전 커피를 마실 때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무언가가 커피 속에 있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정욕적이라거나 나태하거나 쓸데없이 우쭐해지거나  하는  여러가지 인간의 감정들을 혀 끝으로 건져내려고 하곤 합니다. 그럴 때면 꽤나 감성적이 되어서는  너그러워지기도하고 까닭모를 페이소스에 잠기기도 합니다.  그런 기분 좋습니다. 아주 고급스러운 유희에 빠지는 듯한 그래서 아주 만족해 지고  무기력해집니다. 나를 못살게 굴던  일상들이 순간 나의 실종에 당황하고 무대 뒤로 사라집니다. 마치 연극무대에서 다음신에 나타나야할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아 무대뒤로 무슨일인지 확인하러 가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쯤 되면 관객도 당황하고 몇몇은 무대 위로 올라옵니다. 이젠 전혀다른 주인공없는 순서도 없는 대사들이 소곤소곤거리는 무대가 시작대죠  그러다가 무대조명은 끄지고 객석에 환한 불이 켜집니다. 이제 나는 모든것이 환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현실이 비현실이 되는 즐거운 작은 소동에 모든 것이 해제됩니다. 이 정도라야 좋아한다고 정의하고 싶군요.

민지는 왠 뜬금포 하면서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마지못해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네 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라고  하지만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볼 수있는 것이 망설임 없이 바로 수긍한 것과 얼굴에서 어떤 동요도 없었으며 심지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는 여유까지 보여줌으로써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것이 아무런 여과없이 오히려 감추려는 억지스러운 진지한 표정으로 더욱 잘 드러나 보였다. 유강희는 그런 민지의 반응이 재밌기만 했다.

정대리님 커피를 어떻게 광고하면 많이 팔릴까요? 오늘부터 고민해서 보고서 제출해 주세요.

네? 갑자기 무슨 얘기신지요?

우리회사가 곧 커피광고 진행할겁니다.

아, 네. 그럼 어떤 매체  광고입니까?

그건 정대리님 기획에 따라 결정될 겁니다. 매체도 제안해 주세요.

민지는 순간 어안이벙벙해졌다. 농담하나 생각도 했다. 그런 그녀의 속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유강희는 농담아닙니다 하고 정식업무지시임을 확인시켜주었다.

민지는 곧 자신이 아직 그럴만큼 경험이 많지 않고 자질도 부족하다고 고사했다. 그러자 유강희팅장은 그건 자신이 판단한다고 일축해 버렸다. 일단 기존 광고에대한 분석과  카피시장 동향을 파안해서 보고하라고 더욱 구체적인 지시를 다시내렸다. 민지는 하는수없이 수락했다. 아마도 줄밤샘을 해야할것같다고 생각하면서 뭔가 유강희팀장에게 고마운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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