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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스토리텔링

by 바다기획 2016. 2. 20.
찬스

민지는 다행히 지각을 모면했다. 회사 오는 중에 과감한 차선변경이 도움이 되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신호대기중에 한 남자 운전자의 뜻 모를 미소로 불쾌감이 생겨 인상이 쓰졌다. 분명 자신의 갑작스런 끼어듬에 놀란 운전자인 것 같은데 자신의 미숙한 운전을 비웃는 것 같았서였다.

지는 날때부터 운전을 배웠나!

사무실에 들어서자 대부분 동료들이 자리에 앉아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민지는 자신의 자리로 가는데 가까이지내는 수현이 소매를 잡고 사무실 밖으로 끌어냈다.

정대리 봤어?
뭘?
너희 새 팀장.
팀...장?
핸섬가이라고 소문이 쫙났어.
그래.
좋겠다 너.
지랄해라
올해 국수 먹는거 아냐?
국수로 한 번 맞아볼래!

속으로 좋으면서. 좋으면 좋다고 해 기집애야~

나 제안서 써야되. 또봐.

민지는 다시 사무실로 들어와 자신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노트북을 켜면서 얼마전 그만둔 김팀장이 하던말이 생각났다.

박수칠  때 떠나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추잡스럽네. 정대리는 박수 칠 때 떠나.

예스맨이었던 김팀장이 사장에게 항명을 하고 결국 퇴직하게된 사건은 정말 회사 내에서 쇼킹했다.  그는 늘 웃는 얼굴로 다정다감하게 사람들을 대했다. 곰처럼 무던했다. 부하들을 잘 챙기고 가능하면 설명을 통해 부하들에게 자신의 명령을 이해시키려고 했다.  민지도 처음에는 그런 김팅장이  좋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실적이 저조한 자신의 팀이 성과급이 적자 불만이 쌓였다. 결국 민지는 김팀장에게 불만을 토로하기에 이르렀다.

팀장님 우리팀은 매번 다른 팀의 뒷처리만 합니까? 명색이 영업팀인데 우린 영업 안합니까?

민지는 회사의 주요 고객들의 불만처리와 일반적인 납품 업무만 하는 것이 타팀의 따까리 서는 것만 같았다. 제안서, 협조전 같은 페이퍼 작업에 매달려 끙끙거리고 만들어 타팀에게 전달할 뿐 정작 고객은 만나지도 못했다. 그렇게 타팀 따까리만 서는 자신의 팀이 부끄러웠다.

김팀장은 그냥 웃으며

우리의 일이 얼마나 중요한데, 배운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 알았지!

김팀장은 그렇게 민지의 불만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민지는 그런 김팀장을 무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주 큰 고객사가 갑자기 거래을 중단하겠다고 통보를 해왔다. 원래는 다른팀이 계약하고 민지팀이 제반 업무지원을 하고 있던 곳이었다.

 원인은 고객사의 극비리 프로젝트가 누설되었다는 것이었다. 신상품  출시는 의례히 극비리에  추진되기 마련인데 상품이 나오기도 전에 소문이 퍼진 것이었다. 고객사는 이일이 이렇게 된 것이 민지의 회사 책임이라고 결론 내리고 거래를 끊는 것은 물론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했다. 큰 거래처여서 사장이 직접챙기고 진두지휘했다. 사장이 학연과 지연을 총동원해 정치권에 로비하였다는 소문이 돌기까지했다. 어쨌거나 사장의 노력이 효과를 거두어 거래처는 소송을 전격적으로 취하하였다. 거래처는 자신들의 과실을 인정하고 없었던 일로 한다고 알려왔고 단합차원에서 두회사의  실무진들은 이번일로 쌓인 감정을 털어내는 회식을 갖는것에 동의했다. 그런데 문제는 회식장소에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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