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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봄밤4d17-1

by 바다기획 2015. 4. 11.
병수는 봄이 되면 자주 창밖을 본다.멀리 하늘을 보며 슬쩍 느껴지는 슬픈감정을 즐긴다. 사실 그는 솔로다. 제대로 연애란 것을 한적이 없다. 간절히 바라는 바이지만 적극적으로 연애를 목적으로 여성을 만난다는 것이 뭔가 돈을 주고 사는 것처럼 가볍고 속물스럽게 여겨졌다. 뭔가 인연처럼 목적없이 우연히 만나는게 정상적인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그가 솔로가 아닌게 이상할것이다.
일요일은 그에게 몇가지 즐거운 일이 있다. 물론 봄이여서 생기는 일도 있는데 옥상에 빨래를 느는 것이 그 하나이다. 빨래줄에 하얗게 세탁된 빨래를 늘면서 하늘도 보고 동네 곳곳에 수놓인 꽃그림자를 세어 보는것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점심은 언제나 라면이다. 라면을 사러가기 위해 두꺼운 외투를 걸칠 필요가 없으며 슬리퍼를 신어도 된다.

슈퍼까지 가는 길에는 목련이랑 벚꽃이 활짝 인사를 한다. 꽃그늘 아래로 걸어가며 목련을 흥얼거리면 슬리퍼 끄는 소리가 장단을 맞추어 준다. 그러다 올려다보는 하늘엔 파란 하늘이 열려있고 솜털같은 구름이 흘러간다.

오늘은 이삿짐을 실은 트럭이 보인다. 트럭은 호떡집 부부가 살었던 반지하방 입구에 세워져 있다. 병수는 호떡집 부부가 떠나기 전날 잠깐 인사를 나누었던 지난 겨울 초입 눈오는 던 날이 생각났다. 그들은 아파트가 당첨되었던 날도 그를 불러 조촐한 술상을 차려 기쁨을 나누었다. 그는 호떡집을 자주이용도 했고 그 집 아들 과외도 봐주곤 했다.

그는 누가 들어오나 궁금해서 트럭을 지나 입구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입구에선 단말머리를 한 약간 마른 여자가 기사랑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여자는 불쑥 나타난 병수의 출현에 경계의 눈빛이 되어서는 병수를 쳐다 본다. 그녀는 기사가 한사코 짐만 부리고 떠나야 한다고 하는 바람에 잔뜩 화가 나있었다. 무엇보다 냉장고를 안으로 넣어야하는데 기사는 내몰라라하고 돈을 달라고만 한다. 기사가 나이가 많아 부탁을 드리기도 무안했다. 도리가 없다. 보내기로 한 그녀는 돈을 건네고 있는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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